2016년 12월 19일 월요일

삿포로 스위츠1 - 카페 블랑



보통 아침에는 정신없이 자전거 페달을 밟아 쌩하니 학교에 가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느긋하게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날이 많았다. 수업도 일찍 끝나고 딱히 들어가봐야 별다르게 할일도 없어서 안가본 길이 있으면 일부러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곤 했다. 그러는 와중에 의외의 장소에서 좋은 가게들을 만나곤 했는데 <카페블랑>도 그런집 중 하나였다.
새하얀 주택 건물에 조그맣게 나 있는 창 안으로 어떤 때는 불빛이 보이고 어떤때는 꺼져있었다. 휴일이라는 임시간판도 자주 보이는 편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혼자 문 열고 들어가도 되는데 왠지 그러질 못했다. 결국 학교를 졸업하고나서 친구와 대화하던 도중 이 집의 이름이 튀어나왔고 함께 식사하러 가기로 했다.


 
가게안은 마치 누가 음소거 버튼을 누른것처럼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주방 쪽에서 누군가 덜그럭대지 않았다면 영업이 중단된 가게가 아닌가 생각해버릴 정도였다. 시끌벅적할 것 까진 없지만 왜들 이렇게 쥐죽은 듯 조용히 식사하는건지 신기하기만 했다.
우리는 2층으로 안내를 받아 올라갔다. 넓은 다락방처럼 생긴 공간의 한쪽면은 혼자 온 손님들을 배려한 1인용 식탁이 벽을 향해 길게 늘어서있고 그 외는 4인용 식탁이 딱 하나뿐이다.
1인용 식탁의 끝자락에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혼자 책을보며 파스타를 드시고 계셨다. 일본에서 익숙해진 풍경 중 하나다.


우리는 파스타 두개와 샐러드, 빵을 주문했다. 건강하게 구웠다는 설명이 곁들여진 빵은 약간 묵직한 맛이었고 참치 샐러드는 올리브와 참치를 듬뿍 넣어 가정에서 만든것처럼 원재료의 맛을 살리는 약한 드레싱을 사용해 신선한 맛이었다. 토마토 크림소스가 흥건하게 고일 정도로 듬뿍담긴 파스타는 향긋한 허브향이 기분 좋았다.



Cafe Blanc  カフェブラン  카페블랑
주소        札幌市中央南十九西15-5-10
전화        +81 11-511-6501
영업시간  11:00~20:00  금요일, 매달 첫째 목요일 휴무
홈페이지  blanc2009.exblog.jp


이 내용은
2015년에 출간된 <행복의 맛, 삿포로의 키친>에 수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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