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3일 금요일

삿포로 식당 8 - 데스토로이아





어느 지역이든 관광객으로서는 알기 힘든 좋은 음식점들이 존재한다.
특히나 교통편 나쁜 한적한 주택가에 숨어 저도 주택인척 하는 음식점인 경우는 그 확률이 훨씬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데스토로이아가 그 중 하나다. 
대부분의 식당들이 일찍 문을 닫는 일본에서 식사시간이 지난 시간에 주택가에 있던 나는 일본인 친구가 찾아낸 근처의 데스토로이아라는 스프카레 가게에 갈 수 있었다.
지금이야 스프카레를 수 없이 먹은 상태니 그렇지 않지만 스프카레를 접한지 얼마되지 않은 그 당시에는 주문이 복잡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매운맛은 1부터 100까지의 강도를 고를 수 있는데 내가 주문한 50은 살짝 매운맛이 나는 정도였다. 사실 일본요리는 매운맛이 별로 없다. 특히 삿포로에서 매운 음식을 찾으려면 스프카레 외에 뭐가 있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을정도니. 
찌개스러운 매콤 짭짤한 카레국물속 여러가지 구운채소들은 꽤 맛있었다. 밥과 함께라 든든하기도 하고.
겨울이 긴 삿포로에서 뜨끈하고 칼칼한 스프카레는 훌륭한 요리다.


カレー魂デストロイヤー 데스토로이야
주소        日本北海道札幌市中央南4西21丁目 1-27 第5藤ビル 1F
전화        +81 11-512-2209
영업시간  11:3021:00   목요일 휴무
가격대     1000엔~2000엔




이 내용은 2015년 출간된 <행복의 맛, 삿포로의 키친>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글 내용은 다를 수 있습니다.


삿포로 식당7 - 스키야


일본에서 가장 흔한 밥집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규동집이라고 하겠다. 밥위에 얇게썰어 양념해 구운 소고기를 얹은것이 기본으로 그 위에 치즈나 김치, 달걀같은 토핑을 추가로 얹어서 국이나 약간의 반찬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 밥 따로 국 따로 그 외 반찬들도 모두 따로 담아 먹는 우리나라 기본 밥상을 생각하면 꽤 효율적인 방식이다. 
그런데 일본의 젊은 여성들은 규동집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것 같다. 돈 없는 서민이나 아저씨들이 그저 밥을 먹기 위해 찾는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일까. 실제로 나도 그냥 밥이 먹고 싶었을 때 간간이 규동집을 찾았던것 같다.

전국 체인인 스키야는 도심 한복판에서부터 한산한 주택가 안쪽까지 상당한 지점이 있다. 삿포로는 인구에 비해 땅덩이가 넓어서 그런지 이런 저렴한 밥집도 24시간 영업에 넓은 주차장을 포함한 단독 건물인 곳이 많아 흡사 패밀리 레스토랑을 연상시킨다. 물론 도심 한복한은 예외지만.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레스토랑이 아니다보니 신속하게 밥만 후룩 먹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점심때는 앉을 곳이 없을 정도로 붐비다가 순식간에 한가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すき家 札幌前通北一店 스키야 오도리 키타1조점
주소        日本北海道札幌市中央北1西3-2-5
전화         +81 12-049-8007
영업시간   24시간 영업  연중무휴
가격대      500엔~1000엔
홈페이지 www.sukiya.jp





이 내용은 2015년 출간된 <행복의 맛, 삿포로의 키친>에 수록되었습니다. 
책과 블로그의 내용은 다를 수 있습니다.

삿포로 식당6 - 히노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맛집'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딱히 그렇진 않다. 그저 내가 돌아다니며 만난 '음식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맛집이라는 단어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남에게 돈을 받고 파는 음식인데 정성껏 맛있게 만들어야 되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주관적인 입맛에 의해 <내 입에 맞다, 맞지않다 >와 <가성비를 생각했을 때 좋다> 정도로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바 히노데는 그 중 가성비를 생각했을때 나쁘지 않다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었다. 
늘 붐비는 삿포로역의 출구쪽에 붙어있는 작은 가게로 만드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모두 서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아줌마들은 신속하게 만들어서 내놓고 손님들은 재빨리 후루룩 서서 먹고 갈길을 간다. 이런집에서 쫄깃한 수타면을 바란다면 이상한 사람이겠지. 
튀김우동을 주문하자 레토르트 봉지에 들어있던 면을 뜨거운물에 튀겨 검정색 육수안에 넣고 산처럼 쌓여있던 튀김을 하나 얹어주었다. 
수제면발처럼 탱글한 맛은 없어서 우리나라의 예전 휴게소 우동을 떠올리게 했지만 380엔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마음이 관대해진다.
오랜시간 벼르고 별러서 큰맘먹고 가는 비싸고 고급스런 식당도 좋지만 바쁜 시간에 신속하게 한끼 후룩 때우고 갈 수 있는 이런 저렴한 가게도 충분히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진다.


そば HINODE  소바 히노데
주소        北海道札幌市中央南3西10丁目 地下1階
전화        비공개
영업시간  6:30~21:30  연중무휴
가격대     350엔~600엔



이 내용은 2015년 출간된 <행복의 맛, 삿포로의 키친>에 수록되었습니다. 
책과 블로그의 내용은 다를 수 있습니다.

2016년 12월 21일 수요일

삿포로의 눈 - 1



이 내용은 2015년 출간된 <행복의 맛, 삿포로의 키친>에 수록되었습니다.

삿포로 식당5 - 스미레


스미레에 처음 방문했던 날이 기억난다.
라멘집으로는 드물게 건물 2층에 있었는데 먹음직스럽게 나온 라멘의 국물을 한 입 떠먹는 순간 받은 충격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싱겁게 먹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라 그런지 그 짠맛은 건강이 걱정될 정도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단맛 매운맛을 즐기는것 처럼 삿포로 사람들은 짠맛도 즐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맛있는 짠맛이 존재한다. 뜨끈하고 짭짤한 국물은 연속해서 먹다보면 익숙해지고 이내 즐기게 된다. 눈내리는 긴긴 겨울밤 추위를 잠시 잊게 해줄 든든한 라멘이긴 하지만 그때는 그저 충격적이었다. 
스미레는 삿포로의 수많은 라멘집 중에서도 상위에 랭크돼 있는 유명한 집이었다. 그래서 스스키노 뒷골목의 2층이라는 위치가 좀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본점이 나카노시마에 크게 있었다. 

삿포로 라멘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면 짠맛에 대해 어느정도 인지하고 가는 편이 좋다. 무조건 맛있다는 말만 믿고 갔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으니 말이다.



すみれ 스미레 스스키노점 
주소         札幌市中央南3西3丁目9-2 ピクシスビル 2F 
전화         +81 11-200-4567  
영업시간  평일:17:00~27:00 
                        토요일:11:00~27:00 
                        일요일 공휴일:11:00~24:00


이 내용은 2015년 발행된 <행복의 맛, 삿포로의 키친>에 수록되었습니다. 

2016년 12월 19일 월요일

삿포로 스위츠1 - 카페 블랑



보통 아침에는 정신없이 자전거 페달을 밟아 쌩하니 학교에 가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느긋하게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날이 많았다. 수업도 일찍 끝나고 딱히 들어가봐야 별다르게 할일도 없어서 안가본 길이 있으면 일부러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곤 했다. 그러는 와중에 의외의 장소에서 좋은 가게들을 만나곤 했는데 <카페블랑>도 그런집 중 하나였다.
새하얀 주택 건물에 조그맣게 나 있는 창 안으로 어떤 때는 불빛이 보이고 어떤때는 꺼져있었다. 휴일이라는 임시간판도 자주 보이는 편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혼자 문 열고 들어가도 되는데 왠지 그러질 못했다. 결국 학교를 졸업하고나서 친구와 대화하던 도중 이 집의 이름이 튀어나왔고 함께 식사하러 가기로 했다.


 
가게안은 마치 누가 음소거 버튼을 누른것처럼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주방 쪽에서 누군가 덜그럭대지 않았다면 영업이 중단된 가게가 아닌가 생각해버릴 정도였다. 시끌벅적할 것 까진 없지만 왜들 이렇게 쥐죽은 듯 조용히 식사하는건지 신기하기만 했다.
우리는 2층으로 안내를 받아 올라갔다. 넓은 다락방처럼 생긴 공간의 한쪽면은 혼자 온 손님들을 배려한 1인용 식탁이 벽을 향해 길게 늘어서있고 그 외는 4인용 식탁이 딱 하나뿐이다.
1인용 식탁의 끝자락에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혼자 책을보며 파스타를 드시고 계셨다. 일본에서 익숙해진 풍경 중 하나다.


우리는 파스타 두개와 샐러드, 빵을 주문했다. 건강하게 구웠다는 설명이 곁들여진 빵은 약간 묵직한 맛이었고 참치 샐러드는 올리브와 참치를 듬뿍 넣어 가정에서 만든것처럼 원재료의 맛을 살리는 약한 드레싱을 사용해 신선한 맛이었다. 토마토 크림소스가 흥건하게 고일 정도로 듬뿍담긴 파스타는 향긋한 허브향이 기분 좋았다.



Cafe Blanc  カフェブラン  카페블랑
주소        札幌市中央南十九西15-5-10
전화        +81 11-511-6501
영업시간  11:00~20:00  금요일, 매달 첫째 목요일 휴무
홈페이지  blanc2009.exblog.jp


이 내용은
2015년에 출간된 <행복의 맛, 삿포로의 키친>에 수록되었습니다.


2016년 12월 18일 일요일

삿포로에 왔어요




이 내용은 2015년 출간된 <행복의 맛, 삿포로의 키친>에 수록되었습니다.


삿포로 식당4 - 킨짱




킨짱은 관광객이 드나들만한 식당은 아니다. 일단 외관이 수수하다. 거기에 일본어로만 써 있는 가게밖의 글자들을 보면 거리낌없이 불쑥 들어가지진 않는, 동네사람들의 식당같은 느낌이랄까.
점심시간이 지나면 브레이크타임이 있다. 저녁엔 8시에 문을 닫고 공식적으로 쉬는 일요일 외에도 쉬는날이 꽤 있는것 같았다. 
영업시간도 짧고, 쉬는시간도 많고, 엄청 붐비는걸 본적도 없는데 구청 맞은편 대로라는 위치를 생각하면 이렇게 여유롭게 운영하는 아저씨가 신기할정도다.
카운터석에 앉아서 아저씨가 웃는 얼굴로 내게 건네는 부타동 한그릇을 받았다.
최대한 예쁜 모양으로 마요네즈를 뿌리고 천천히 식사를 한 뒤 500엔을 건넸다.
내가 식사하는 동안 가까운 동네사람들 몇몇이 포장된 부타동을 들고 나갔다.
집에서 가까웠다면 아마 나도 자주 갔을것이다.
작고 수수한 동네의 가게가 마음에 든다.



札幌味噌豚丼 きんちゃん 삿포로미소부타동 킨짱
주소        北海道札幌市中央区南三条西10丁目1002-1
전화        +81 11-281-8377
영업시간 11:30~15:00, 17:00~23:00 일요일 휴무
가격대     부타동 500엔 부터